제 생각에는, 현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은 본인의 흥미와 적성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직무를 설정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다양한 분야의 전공 과목을 수강하셨다는 점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특정 분야에 대한 깊이가 부족하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거든요.
어떤 직무를 정해서 중소기업이라도 지원하여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한지에 대한 질문을 주셨는데, 제가 KEPCO 현직자로서 말씀드린다면, 사실 어느 정도는 맞는 이야기일 수 있어요. 특히 대기업 공채의 경우, 신입에게도 어느 정도의 직무 관련 경험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하지만 단순히 경험을 쌓기 위해 아무 기업에나 지원하는 것보다는, 본인이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지, 장기적인 커리어 목표가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해보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상 KEPCO와 같은 공기업은 직무 전문성과 더불어 성실성, 조직 적응력 등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 학부연구생 경험이나 빅데이터 국비 교육 경험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전반적인 스펙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전자과 전공이시라면 전기기사 자격증 같은 직무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공기업 취업에 아주 유리할 수 있습니다.
HW 연구 쪽으로 스타트업에서 서류 합격 경험이 있으시다는 것은 그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갖추고 계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어요. 만약 HW 개발에 대한 흥미가 여전히 있으시다면, 코딩 테스트 준비나 프로젝트 복기를 통해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HW 연구가 본인의 적성에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신다면, 과감하게 다른 분야로 방향을 트는 것을 고려해보시는 것도 필요합니다.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 지금이라도 토익 점수를 확보하고, 직무 관련 자격증(예를 들어, 전기기사나 정보처리기사 등)을 취득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더 안전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KEPCO를 포함한 많은 공기업에서는 특정 점수 이상의 어학 성적과 직무 관련 자격증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거나 가산점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현 상황에서 당장의 취업이 급하다면 중소기업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는 있지만, 중소기업을 선택할 때에도 그 회사의 기술 분야나 성장 가능성, 그리고 본인이 배우고 싶은 직무와 얼마나 연관성이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아무 곳이라도' 가는 것보다는, 본인의 커리어 방향과 일치하는 곳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거죠.
제가 담당하는 배전 건설 분야는 아니지만 제 지식 선에서 말씀드리자면, 본인이 무기력함을 느끼셨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본인의 강점과 약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번아웃이 왔을 때는 잠시 쉬어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목표를 재정비하고 다시 나아갈 동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채용 공고를 보실 때, 요구하는 직무 기술서나 필요 역량을 꼼꼼히 확인하시고, 본인의 어떤 경험이 그 직무에 적합한지를 연결시키는 연습을 해보시는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면접에서는 본인이 어떤 것을 배우고 싶어 하는지, 회사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자신감 있게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